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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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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중동의 새로운 지배자 풀네임은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이다. 서양에서는 주로 'MBS'라고 줄여 쓴다. 한국에서는 주로 '빈 살만'이라고 불리는데, 사실 그 부분은 이름이 아니다. 그의 풀네임은 '사우드 가문의 살만의 아들 무함마드'라는 의미로, 이름은 '무함마드'이다. 하지만 '무함마드'라고 하면 이슬람 창시자가 먼저 생각나기도 하고, 중동에서는 흔한 이름이라 빈 살만으로 부르는 것 같다. 예전부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중동에 대한 책을 읽은 김에 MBS에 대한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도서관에 MBS에 대한 책이 두 권 있었다. 다른 책은 바로 내용을 시작하는 데 반해 이 책은 사우드 가문의 역사나 와하비즘 등 배경 지식에 대해 먼저 설명한 뒤 본론으로 들어가고, 이 책의 저자와 옮긴이가 더 전문성이 있어..
중동은 왜 싸우는가? 먼저 '중동'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중동은 영어로 Middle East로, 동쪽의 중앙이라는 뜻이다. 유럽인들은 아시아의 국가들을 자신들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근동, 중동, 극동으로 나누었다.대한민국은 가장 동쪽, '극동'에 속한다. 현대에서 중동이라 함은 아래 지도의 초록색 부분을 뜻한다. 서쪽으로는 튀르키예와 이집트, 동쪽으로는 이란까지를 포함한다.저 국가들이 왜 중동에 속하냐? 고 한다면 설명하기에 상당히 애매하다. 튀르키예와 이란은 아랍어를 쓰지도 않는다.나는 '이슬람 제국에 뿌리를 둔 국가들'이라고 하면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연두색 부분의 국가들은 이슬람 문화권이지만 역사에서 주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으며, 대중동이라고 묶인다.애초에 중동과 대중동의 범위도 국가마다 다르게 정의하기 때문에 대충만 알..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 난 후에 읽은 책이다. 인간관계론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인 책의 느낌이라면,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소극적인 사람이 읽으면 더 좋을 만한 책이다.  인간관계론은 실용적이고 간단명료해서 약간 교과서 같은 느낌이 있다.이 책은 그처럼 깔끔하고 우아한 느낌은 아니지만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내러티브가 있고, 나는 거기서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었다.이 책의 핵심은 주체성(agency)이다. 백과사전에서 주체성은 "자신의 기능, 환경, 형편, 운명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솔선수범, 적극적 호의, 반발을 예상하고 미리 대처하기, 어떤 행동을 상대방이 원하도록 하기와 같은 개념들도 주체성의 일부다. 결국 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정말 실용적인 책이다. 일단 짧고, 챕터마다 사례들 소개 + 마지막에 핵심 원칙을 알려주는 간결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읽기 매우 쉽다.뜬구름 잡는 소리도 없다. 거의 모든 내용이 실제 사례로 이루어져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많이 읽어라. 그러나 많은 책을 읽지는 마라."이 책이야말로 두고두고 읽기 좋은 책이다.핵심 원칙들1. 사람을 다루는 기본 테크닉사람들에 대한 비판, 비난, 불평을 삼가라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하라상대방의 가슴속에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2. 사람의 호감을 얻는 6가지 방법다른 사람들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져라웃어라상대방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말임을 기억하라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상대방이 스스로에 대해 얘기하도록 이..
벤저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 벤자민 프랭클린은 누구인가?1706년, 식민지 미국 보스턴의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남1718년, 형의 인쇄소에서 도제로 일하기 시작. 이 즈음부터 익명으로 사회 비판, 풍자를 시작함.1723년, 형과의 갈등으로 필라델피아로 도망1728년에 동업자와 인쇄소를 설립하고 1730년, 인쇄소의 단독 소유자가 됨1732년, 그 유명한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을 출간하여 돈과 명성을 얻음. 이 연감은 책 + 달력의 형태로, 재밌는 풍자와 실용적인 조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와 같은 해당 연감의 격언들은 아직까지도 매우 유명한 것들이 많다.1737년, 필라델피아의 우체국장으로 임명1748년, 42세의 나이로 출판업에서 은퇴하고 과학 연구와 공공서비스에 집중은퇴 전후로 필라델피아 도서관, 소방대,..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월터 아이작슨 들어가기에 앞서: 한국에서는 레오나르도를 주로 '다빈치'라고 부른다. 하지만 15세기는 성이라는 개념이 확립되기 전이었다. 그래서 출신 지역이나 직업으로 동명이인을 구분했다. (예: 빈치 출신 레오나르도,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빈치 출신이라는 뜻으로, 성이나 이름이 아니다. (여담으로 잔다르크도 '아르크 출신의 잔'이라는 뜻이다.) 광적인 호기심모든 천재들의 기초적인 임플란트인 호기심. 두려움은 레오나르도의 호기심을 막지 못했다. 아인슈타인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네. 난 단지 호기심이 지독히 많을 뿐이야."라고 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어린 시절 이후로 궁금해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하늘은 왜 파랄까? 사과는 왜 아래로만 떨어질까? 레오나르도가 ..
『스티브 잡스』 - 학창 시절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게 된 이유사진의 얼굴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AI 모델을 학습시켜 보려고 했다. 그런데 시작하려고 뭐가 필요한지 이것저것 검토해 보니 내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돈이 들었고, 무엇보다 가장 막막했던 것은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전처리하는 매우 귀찮은 일이었다. 결국 시작할 엄두도 못 내고 모니터만 쳐다보며 멍 때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늘 그랬듯이 '머스크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명확했다. 그는 그 일이 얼마나 하고 싶은지, 비용(시간, 돈, 에너지)이 얼마나 드는지, 실행했을 경우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고려해서 빠르게 결정했을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별로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뭐라도 결과물을 내고 싶다는 조급함에, 지금까지 공부..
선심초심 (禪心初心) 평점 (최대 5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한줄평: "스티브 잡스가 선(禪)불교에 빠진 이유"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  간결하다. 명료하다. 아름답다.  300 페이지도 안 되는 책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생텍쥐페리는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핵심 메시지도 정말 간결하고 단원별로 하고자 하는 말들도 명확하고 정말 뺄 것이 없는 아름다운 책이다.  저자인 스즈키 순류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그는 1959년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히피 문화가 한창이었던 60년대 미국에 선불교를 전파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바가바드 기타』에서 배운 것 1편: 『바가바드 기타』 소개2편: 『바가바드 기타』에서 배운 것메모를 구절 + 주석의 형태로 작성하고, 독후감은 이 글의 맨 뒤에 적겠음.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석은 머릿말을 붙이고 머릿말이 없는 주석은 내 의견임. 예시:한 가지 간단한 사실을 발견하면 삶은 훨씬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 주변의 모든 것이 당신보다 더 똑똑하지도 않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것을 바꿀 수 있고,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당신만의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나면, 당신은 다시는 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Tim Urban: 잡스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당신이 아무것도 모를지 몰라도,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당신 눈에는 임금이 벌거벗..
『바가바드 기타』 소개 1편: 『바가바드 기타』 소개2편: 『바가바드 기타』에서 배운 것힌두교의 3대 경전으로는 『베다』, 『우파니샤드』, 『바가바드 기타』가 있다.  그중에서도 『바가바드 기타』 (거룩한 자의 노래)는 쓸데없이 길고 심오한 내용만 다루는 다른 경전들과 달리 짧고 이해하기 쉬운 대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다양한 실천적, 실용적 조언들을 제공한다. 또한 여자와 천민의 해탈 가능성을 오직 기타에서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힌두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이다.  기타는 간디에게 삶의 지침서였으며 그는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듯이 해답을 기타에서 찾아보았다고 한다.  한 때 힌두교의 철학에 매료되었던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한 후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
어느 요기의 자서전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었다. 그리고 독후감을 쓰려고 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선(禪) 사상에 심취했다. 구루('스승'이라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영적 수행의 스승'을 의미한다.)를 만나기 위해 인도 여행을 떠나기도 했으며 평생 동안 꾸준히 명상을 했다. 그는 명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만히 앉아서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마음이 불안하고 산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것을 잠재우려 애쓰면 더욱더 산란해질 뿐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음속 불안의 파도는 점차 잦아들고, 그러면 보다 미묘한 무언가를 감지할 수 있는 여백이 생겨납니다. 바로 이때 우리의 직관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세상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보며 현재에 보다 충실하게 됩니다.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고 현재의 순간이 한없이 확장되는 ..
약속의 땅 (버락 오바마 회고록) 이 책은 사실 구매한 지 거의 3년이 지났다. 친구를 기다리며 서점을 둘러보다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던 이 책을 발견했다. 엄청 두꺼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삶이 궁금했던 마음 (그 순간에는), 짧고 굵은 제목과 표지의 오바마 사진 등 여러 요인에 이끌려서 사버렸지만 너무 두꺼워서 읽을 엄두가 안 나기도 했고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고 그래서 오랫동안 내 책장에만 꽂혀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두께를 자랑하는 괴벨스 전기를 읽고 난 후, 발동 걸린 김에 다 읽자는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  책 페이지 수는 내용만 해도 890p이다. 괴벨스 전기는 1000p가 넘었지만 부록 부분이 길어 실제 페이지는 이 책 보다 적었다. 이 책은 부록이 없는데, 오바마 본인이 부록이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