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네임은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이다. 서양에서는 주로 'MBS'라고 줄여 쓴다.
한국에서는 주로 '빈 살만'이라고 불리는데, 사실 그 부분은 이름이 아니다.
그의 풀네임은 '사우드 가문의 살만의 아들 무함마드'라는 의미로, 이름은 '무함마드'이다.
하지만 '무함마드'라고 하면 이슬람 창시자가 먼저 생각나기도 하고, 중동에서는 흔한 이름이라 빈 살만으로 부르는 것 같다.
예전부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중동에 대한 책을 읽은 김에 MBS에 대한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도서관에 MBS에 대한 책이 두 권 있었다. 다른 책은 바로 내용을 시작하는 데 반해 이 책은 사우드 가문의 역사나 와하비즘 등 배경 지식에 대해 먼저 설명한 뒤 본론으로 들어가고, 이 책의 저자와 옮긴이가 더 전문성이 있어서 보여서 선택했다.
그러나 내가 기대한 만큼의 자세한 내용이 있지는 않았다.
MBS를 직접 인터뷰한 것도 아니고, 폐쇄적인 왕실의 특성상 많은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뉴욕 타임스》 이스탄불 지국장으로, 오랫동안 중동에 대한 기사를 써온 인맥으로 좀 더 내밀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었지만, 딱히 유의미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냥 MBS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읽을 만하다.
MBS
MBS를 간단히 설명하면 사우디 왕실 승계서열 1위의 왕세자로, 아버지인 국왕이 매우 고령이기 때문에 사실상 1인자다.
이슬람의 가장 중요한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모두 사우디에 있기 때문에 사우디는 상징적으로, 또한 석유로 인해 중동에서 가장 부유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이다.
따라서 이슬람 세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진짜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별명이 Mr. Everything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친미 성향이지만 아무래도 인권 문제도 있고 해서 좌파보다는 우파 인사, 특히 친트럼프에 가깝다.
어린 시절
- 10대 때는 못된 행실로 유명했다
- 법학과 재학 시절: 토론을 이끌었고, 지도자가 되고 싶어 했고, 차세대 알렉산더 대왕이 되고 싶다고 했다
- 늘 정부에 대해 이야기했고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말했다
- 항상 혼자 말하고 싶어 했고, 선두에 서고 싶어 했다
- 조셉 미국 대사는 MBS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처음부터 이 사람이 지도자가 될 운명을 지닌 젊고 야심 찬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이미 발판을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그는 살만 국왕의 7번째 아들인데도 불구하고 승계서열 1위에 올랐다.
다른 형제들이 왕권 경쟁을 위해 해외 명문대로 진학할 때 그는 킹 사우드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사우디에서 공부했고, 사우디에 대해서 잘 알았고, 늘 아버지 곁에 있었다.
그가 아버지를 설득했는지, 아버지가 그에게서 무언가 재능을 보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오래 붙어 있어서 정이 갔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어쨌든 이복형제들을 밀어내고 부왕세자가 되었다.
(MBN을 밀어내고 왕세자가 된 것은 더 이후의 일이다. 그리고 동복형제 중에서는 장남이다.)
MBS의 빛과 그림자
그는 사우디의 젊은 층에서 인기가 꽤 높은 편이다.
사우디는 이슬람 중에서도 극단적인 편인 와하비즘이 지배하는 나라로 술, 영화, 심지어 음악조차도 금지한 노잼 of 노잼 국가였다.
그는 권력을 잡자마자 사우디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개혁을 시작했다.
사우디 비전 2030 참고.
- 경제 개혁: 석유 원툴 국가에서 탈피하기 위해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 사회 개혁: 영화관, F1 대회, e-sports 월드컵 등 즐길거리를 많이 도입하고 여성 차별을 크게 완화했다.
- 여성 차별 완화: 여성 운전 허용, 남성 후견인 제도 완화 등
- 정치 개혁: 왕족과 권력자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부패 척결
- 종교 개혁: 종교 경찰의 권력을 크게 줄이고 극단주의 색채를 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과감한 혁신가의 이미지가 그의 빛이라면 그림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재자의 모습이다.
아래는 나무위키 MBS 페이지의 논란 탭이다.
국내외의 자국민을 도청하고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레바논 총리 납치 사건 부분은 읽으면서도 진짜로 이런 짓이 가능하다고...? 라고 생각했다.
레바논이 약소국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타국의 총리를 납치하고 협박한다고?
대규모 부패 척결도 사실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함이었다.
사우디가 왕정 국가이긴 해도, 왕족들이 협의하여 결정하는 왕실 협의체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MBS가 반대파는 물론 가까운 사람들 중에서도 권력이 있는 왕자들을 모조리 숙청해 버리고 사실상 독재자로 등극했다.
원래 왕세자였던 사촌형 MBN도 납치와 협박을 통해 사임하도록 한 후 자신이 왕세자에 올랐다.
안하무인한 행태를 계속해오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타국에서 살해한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큰 비난을 받았다.
든든한 우군인 트럼프도 이 사건만큼은 옹호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러-우 전쟁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사우디의 영향력이 커졌고, 지금은 거의 없었던 일처럼 됐다.
잡다한 이야기들
아버지의 형인 압둘라 국왕이 사망한 후 MBS는 하루 만에 왕명으로 수많은 정부 기구를 폐지하고 열흘 만에 정부 기구 재편을 마쳤다. (결단력, 실행력은 인정)
MBS가 국방부 장관에 올랐을 때, 사람들은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전쟁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지위를 이용해 많은 사우디 남성을 고용하고, 서구 국가들과 무기 계약을 체결하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예멘을 점령한 후티 반군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가진 것을 최대로 활용하는 능력)
"그는 모든 현안에 관여하고 싶어 했습니다. 무슨 질문을 해도 그는 즉각 대답했습니다. 질문이 어려울수록 그는 그 질문을 더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약간 머스크, 잡스처럼 작은 것까지 일일이 통제하려고 하는 타입인 듯.
MBS는 새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워질 방법으로 그들이 중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와하비즘은 18세기 사우디 제1왕국 시절부터 함께했다.
하지만 MBS는 순수한 이슬람만 있을 뿐 와하비즘 같은 것은 없다며 그것이 뭐냐고 항상 말했다.
어떻게 보면 그런 이름은 외부의 시선에서 분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트럼프의 스킬(?)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계속 주장해서 사실처럼 만드는 것.
이슬람이 술을 금지하는 것은 처음 알았다. 1979년 이후로 사우디에서는 음악까지 금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우디가 막 엄청 발전하지는 않은 것을 보면, 성공하려면 안 해야 하는 것을 안 하는 것보다 해야 할 것을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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