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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후감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내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이 추천한 책이다. 비문학 책 중에서는 사람 심리와 관련된 분야를 원래도 좋아하는 편이어서 시간 날 때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이 책은 감정에 대한 '고전적인 견해'
1. 감정에 대한 공통적인 신체 반응이 있다.
2. 어떤 감정을 느낄 때 항상 활성화되는 뉴런이 있다.
들을 전면 부정하며 시작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제목대로 정직하게 우리 뇌가 어떻게 스스로 감정을 구성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타인의 생각을 들여다보지 못하기 때문에 '증명' 보다는 '주장'에 가까운 책이기도 하다.
 
 
나는 이전에도 심리학 관련 책을 많이 읽고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감정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던가, 믿는 대로 보인다던가 하는 부분이 신기하지는 않았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한 부분은 '내수용', '정동'에 관한 것으로, 외부 상황과는 관련 없는 내 몸상태가 감정과 판단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은 꽤 신기했다.
(배부른 판사보다 배고픈 판사가 더 부정적인 판결을 내렸다. 진짜 그냥 배고픈 거 ㅇㅇ)
 
 
비문학 이론을 다루는 책들이 으레 그렇듯이 이 책 또한 초반은 이론을 제시하고 설명하는 부분, 후반은 예시를 보여주고 응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반까지는 정독했는데, 후반부는 했던 얘기를 또 하는 느낌이라 띄엄띄엄 읽었다. 다음에 읽을 책을 이미 정해두었는데 그 책을 빨리 읽고 싶었던 것도 한몫했다 (이 이유가 더 컸다). 그래도 중요한 부분은 놓치지 않고 다 읽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책은 신선한 내용이 꽤 있어 중간중간 메모를 많이 하면서 읽었는데, 분명히 내용을 기억하고 곱씹는 데에는 좋긴 하나 읽는 시간이 늘어지고 몰입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다가도 이 부분은 메모를 할까 말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그런 것들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 비문학 독서에는 분명히 장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책 읽고 싶은데 추천할만한 책 없나?" 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큼 '재밌는' 책은 아니다.
 
사람 심리나 뇌에 관심이 있거나, 지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에 관심 있거나, 우울증 등 심리 문제가 있는데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책인 것 같다.
 

 
 
이 아래 부분은 책을 읽으면서 했던 메모들이다.


이 책은 시작부터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사실 
1. 감정에 대한 공통적인 반응이 있다.
2. 어떤 감정을 느낄 때 항상 활성화되는 뉴런이 있다.
들을 전면 부정하며 시작한다.
아아... 일론 머스크시여... (제 1원칙법, 모든 것을 의심하라)
→  다양성이 표준이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른 뉴런이 활성화됨)
AI로 표정 읽는 것도 사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다양성이 표준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감정을 뇌가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감정은 뇌가 '만들어낸다'.
 
 
저자는 어떤 흑인 여자의 표정을 제시하고 공포를 느껴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느낄 거라고 했지만 (이미 이것을 언급함으로써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다.) 나는 기뻐서 소리 지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 이유는 이전 챕터를 보면서 부록을 찾다가 우연히 그 표정의 전체 사진을 스치듯 보았기 때문이다. 뇌는 그 기억을 바탕으로 내가 흑인 여자의 표정을 보고 느낀 느낌을 '구성'한 것이다.
 
 
감정 지각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개념이다:
영어권의 보편적인 감정 개념(행복, 슬픔, 공포 등)을 갖고 있지 않은 오지의 원주민들은 표정을 보고 감정을 잘 분류하지 못했으며, 행동을 기준으로 클러스터링 했다. (눈을 크게 뜸, 미소지음)
 
 
자유 의지의 착각: 
과일 코너로 가서 사과를 집을 때, 당신은 사과를 집으려는 의도를 가진 뒤 손을 뻗은 것이 아니다. 의도를 자각하기 오래전에, 뇌는 사과를 보고 운동 '예측'을 산출해 이미 명령을 내렸다. 

뇌는 우리(여기서 우리는 '정신', '자아'와 비슷한 느낌?)가 지각하기도 전에 구성하고 예측했다.
강조!!!!! 예측과 명령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난다. (외부 행동뿐만 아니라 내수용 행동까지 포함) (= 치매환자, 술 먹어도 집 잘 찾아감)
 
 
내수용의 개념:
뇌의 '내수용 신경망'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예측'을 통해 '신체 예산'을 관리(심장 박동 조절, 포도당 조절, 체온 조절 등)한다.
메모에 단어가 혼용되어 있어서, 그냥 내수용 = 신체 예산. 동의어라고 생각하고 읽으심 됩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의 거의 절반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기보다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이 시뮬레이션은 자신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자기 암시의 중요성?)
 
만나는 모든 사람, 산출하는 모든 예측, 상상하는 모든 생각, 모든 외부 자극은 내수용 예측에 영향을 미친다
 
 
신체 예산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도 조절되며, 연인의 사진을 책상 위에 놓거나 친구와 힘든 일을 함께 하면 실제로 통증도 덜 느껴진다. 또한 주변과 동기화됨.
가난하게 성장했다면 만성적인 신체 예산 불균형과 과민성 면역체계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연인을 잃고 몸이 안 좋음을 느낀다면 실제로 연인이 예산 관리를 도와주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동(= affect, 느낌, 육감?)은 내수용에 의존한다.
외부에 대한 자극으로 꺼지거나 켜지는 것이 아니다. (외부 자극은 내수용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정동과 외부 자극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동은 실제로 판단에 영향을 미치며, 점심 전후에 따라 가석방 심리 판결 확률이 크게 달랐다.
정동의 원인을 모른 채 정동을 경험하면 이를 '정보'로 취급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g. 화창한 날에 면접을 보는 것이 좋다.
 
정동은 감정이 아니며 잠들어 있을 때도 끊이지 않는 의식의 근본적인 측면이다.
 
정동의 2가지 특징
Valence: 쾌감 ↔ 불쾌감
Arousal: 평온 ↔ 동요
동요, 불쾌 상태일 때는 괴로움. 동요, 쾌감 상태일 때는 설렘이 된다. 
스트레스를 원동력으로 만들려면 내수용이 관리되어 있어야 하나?
 
정동은 신체 예산 관리 상태의 요약이다.
신체 예산 불균형 시, 행동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통해 뇌가 설명을 찾도록 만든다.
→ 정동을 정보로 취급하게 되는 이유
 
뇌의 시뮬레이션이 만들어낸 내수용 변화로 인해 정동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신체의 느낌이 신체의 실제 상태를 언제나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마라톤 레이스 초기에 일찌감치 피로를 느끼지만, 계속 뛰다 보면 괜찮아진다. 실제로 신체 예산이 바닥난 것이 아닌 뇌의 예측에 의해 생성된 정동이었기 때문이다.)
 
우울증 - 만성적인 신체 예산 불균형이 부정적 느낌, 부정적 사고를 야기한다.
 
실제로 잘할 수 있음에도 운동과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이 불편한 이유는 신체 예산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눈으로 봐야 믿을 수 있다 X
믿어야 볼 수 있다 O
 
 
마음의 3가지 측면: 정동, 개념, 사회적 실재
 
"사회적 실재" : 사회적 세계는 실재가 된다. 대표적으로 돈이다. 종이쪼가리일 뿐이지만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문화의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금융 위기가 일어났을 때 생물학, 물리학의 관점에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집단적 상상의 파멸적인 변화가 전부였다.
 
 
"개념":
개념은 세계에 대한 모형이며, 복잡한 관념이나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개념을 형성한다.
(E.g. 인상파 미술, 비행기 탑승 시 소지 불허 품목) 
모든 사람이 모든 것에 대해 뚜렷하고 세부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개념은 있지 않은 것을 보도록, 있는 것을 보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파이어슈타인의 <무지: 과학의 추진력>은 다음과 같은 속담으로 시작된다. "어두운 방에서 검은 고양이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고양이가 없으면 더욱 그렇다"
이게 무슨 말이야? 파이어슈타인은 에테르를 예로 들었다.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았지만(과학에 절대는 없으니 아마도) 많은 과학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개념'은 '목표'에 따라 '범주화'된다.
필요한 '개념'을 '경험'에서 '목표'에 따라 즉석에서 구성한다.
E.g. 프라이팬은 조리 도구이지만 강도가 들었을 때 '무기'가 될 수 있다.
 
개념은 만들어낼 수 있으며, 단어는 편리한 수단이다.
이름을 붙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그들이 동의하면, 나는 개념을 창조한 것이다.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얹어 구운 반죽" 보다 "피자"가 훨씬 효율적이다. 피자를 몰랐더라도, 이 사례가 단어에 범주화된다.
 
개념 학습은 개별 '사례'가 '단어'의 '범주(카테고리)'에 들어감으로써 평생 계속되며 당연히 수정될 수 있다.
 
 
배고픈 사람에게 '피자'라는 단어로 침이 고이게 할 수 있다. 단어는 특별한 형태의 텔레파시를 가능하게 한다. 감정과 지각을 유도할 수 있다.
 
 
감정 개념을 더 많이 알고 있을수록 감정을 더 정확하게 지각할 수 있다. '감정 입자도'라고 한다.
감정 입자도가 높을수록 감정을 분류하고 결정하기 쉽다.
 
 
범주화된 사례의 집단은 뇌의 특정한 곳에 저장되거나 특정한 뉴런에 의해 표상되는 것이 아니며, 매번 다양한 뉴런 패턴으로 표상된다. 이것이 '변성'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신체 예산을 향상하는 방법):

  1. 건강한 식사, 운동, 수면
  2. 신체적 안락감 - 마사지, 가까운 사람과의 신체 접촉, 요가 등
  3. 주변 환경 - 소음이 적고 덜 붐비면서 초목과 자연광이 많은 장소. 당장 이사할 수 없더라도 실내 화초 정도도 도움이 된다.
  4. 낯설고 흥미진진한 일, 다른 사람의 이야기, 책, 영화 등에 몰두하는 것 - 걱정을 줄일 수 있다.
  5. 정기적인 밥 약속을 잡고 번갈아 대접하기 - 공여와 감사는 신체 예산에 이롭다.
  6. 애완동물
  7. 건전한 취미
  8. 감정 입자도 높이기 - 여행, 산책, 독서, 영화 등으로 새로운 감정을 획득할 수 있다. 새로운 단어 학습하기.
  9. 안 좋은 경험을 곱씹지 마라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1. 그냥 몸을 움직이기
  2. 장소나 상황을 바꾸어 예측이 바뀌도록 하기 - 헤로인에 중독된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95%가 조국으로 돌아간 후 1년 안에 마약을 끊었다.
  3. 감정을 재범주화하기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다)



확실성에서 벗어나라:
우리가 범주화를 통해 의미를 창조하며, 재범주화를 통해 의미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은 일종의 자유를 선사한다. 불확실성은 사건이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깨달으면 어려울 때 희망이 생기고 잘 나갈 때는 감사하게 된다.
 
 
우리는 더 나은 질문을 통해 진보한다:
예측, 내수용, 범주화 등의 개념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이들 또한 발명된 개념일 뿐이다. 과학의 진보는 답을 찾는 데만 있지 않으며 더 나은 물음을 던지는 것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https://m.blog.naver.com/mlb109/22112088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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