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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후감

세이노의 가르침

엄청 유명한 책이다. 세이노(SayNo, 한국인이다)라는 사람이 인터넷과 각종 저널에 올린 글들을 모은 책이다.

본인은 책으로 돈을 벌고 싶지 않다고 했기 때문에 700p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6000원 가량에 팔리고 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디테일보다는 본질을 파악하려고 하는 편이다. 너무 지엽적인 것도 싫고, 너무 뜬구름 잡는 거창한 소리만 하는 것도 싫고 딱 그 중간이 좋다. 이 책은 굳이 따지자면 디테일에 좀 더 치우친 책이다.

 

책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
  2. 부자로 가는 길목에서
  3.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

 

1부에서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무슨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지와 같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1부만 보더라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2, 3부는 영양가가 별로 없다.

 

2부는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차이, 돈 모으는 법 등 주로 돈과 가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 대한 비판 중에 '너무 꼰대 같다', '노예근성을 강요한다'는 평가들이 있다. 2부에 특히 그런 내용들이 많다. 사실 나는 일론 머스크 신봉자로서 야망의 크기만큼 열심히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일하라는 것이 나에게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2부의 내용은 그냥 어른들이 시켜서 열심히 공부해 온 사람들, 책을 별로 읽지 않았고 자신만의 삶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없는 사람들, 간절한 꿈이 없고 그냥 부와 명예를 얻고 싶은 사람들이 읽는다면 뭔가 느끼는 것이 있을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사람들도 느끼는 것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애초에 제대로 읽지도 않았지만 쓸만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거의 전무했다. 2부를 정독했더라면 반드시 후회했을 것이다.

 

3부는 제목과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각 소분류의 주제들이 연관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 걸쳐 자신만의 꿀팁을 알려주거나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전부다. (좋은 의사를 고르는 법, 책을 읽는 법, 공무원을 상대하는 법, 남자 잘 고르는 법 등) 그냥 목차를 보고 관심 있는 부분만 읽어도 전혀 문제없다. 앞에서 3부는 영양가가 별로 없다고 했지만 그건 본질적인 핵심이 없다는 뜻이고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만한 꿀팁들이 꽤 있다.

 

책 전체를 평가하자면 엄청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책. 하지만 1부만 읽는다면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손해는 아닐 것이다.


Memo

사람들이 일을 재미나게 하지 못하는 이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일을 완전히 알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엿같이 생각되어도 그 구조체와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여야 하며 거기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흡수해 나가야 한다.

 

이 책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자신이 몸담은 분야뿐만 아니라 관심이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완전히 알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멕시코의 경제위기를 보고 경제에 대해 깊게 공부해 한국의 외환위기를 대처할 수 있었다던가, 좋은 의사를 고르기 위해 의사들의 세계를 알려고 한다던가. 뭐든지 생각 없이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자기가 먼저 깊게 알고 난 뒤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남에게 맡기면 그 사람이 그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보수만큼의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가 아는 일을 맡기면 그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타인의 지식을 사는 것보다 타인의 시간을 사는 것이 훨씬 싸다.' (약간 머스크가 생각나기도 함)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하려고 한다. 여러 개의 신문을 매일 본다고 함.

 

또한 어떤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면의 구조'에 대한 파악을 잘하는 것 같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잘 보는 느낌.

(좋은 의사를 고르는 방법을 알기 위해 의사들의 인생에 대해서 알아본 것처럼)

 

자잘한 인생 노하우들이 꽤 많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직업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면서 하는 대부분의 행동들은 사실 인간을 상대하는 일이다.

저자가 인간을 잘 다룰 줄 안다고 느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장 가까운 고객인 가족부터 만족시켜라. 그래야 마음 놓고 일에 미칠 수 있다.

 

어느 나룻배에 학자가 탔다. 학자가 물었다.
"사공 양반, 혹시 학문에 대해 아시는가?"
"전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인생을 헛살고 있는 것일세."

얼마 후 사공이 물었다.
"혹시 수영할 줄 아시나요?"
"모르는데... 왜 묻나?"
"그렇다면 인생 종 치게 생겼군요. 배에 구멍이 나서 배가 가라앉고 있거든요."

영혼을 타오르게 할 불꽃이 없다면 침몰하는 배에서 수영하는 법을 모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열심히 살게 되지는 않는 이유가 뭘까?
바로 그 불꽃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왜 살아야 하는지조차 몰랐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한때는 포기하려고 했었던 것이 나의 목숨이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깊이 공감했다.

진정한 열망(열정이든 욕심, 탐욕이든 다른 단어로 바꿔도 괜찮다)과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사람은 자연히 게으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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